NEWS

NEWS

파인 다이닝 주방에 숨은 비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12-05 07:10
조회
435




레스토랑의 엔진, 주방을 디자인하는 이들, 유닛키친시스템 ①





스노헤타의 프렌치 런드리 주방 디자인

2018년 셰프 토마스 켈러Thomas Keller가 캘리포니아에서 운영하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French Laundry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지해온 레스토랑의 주방과 안뜰을 리노베이션했다. 리노베이션을 맡은 곳은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와 뉴욕 타임스퀘어 리노베이션,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 확장 프로젝트 등을 담당했던 노르웨이 건축사무소 ‘스노헤타Snøhetta’였다. 스노헤타가 프렌치 런드리 리노베이션을 맡으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이 공간에 가장 오래 머무르는 이들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이었다. 리노베이션을 위한 설계에 고객을 위한 배려가 당연히 더해졌지만 앞선 물음의 대상은 아니었다. 프렌치 론드리에 가장 오래 머무르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요리사와 서버였다.

스노헤타의 디자이너들은 그래서 20년 넘게 요리 문화를 선도하며 고급 프랑스 요리의 메카로 높은 평가를 받은 프렌치 론드리의 주방을 오랜 시간 관찰했다. 소란스럽고 분주한 주방의 작업 리듬과 속도, 문화를 분석하고 토마스 켈러와 함께 가장 탁월한 주방환경은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 결과 주방의 조리 기계와 작업 소음, 요리사들의 일사불란한 외침 속에서도 차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물결무늬의 석고 패널을 천장에 달았다. 소음과 울림을 줄이기 위한 디자인이었다. 이 외에도 쾌적한 공간을 위한 공기 역학적인 환기 시스템과 작업 흐름과 주방 문화를 고려한 효율적인 동선도 설계했다. 천정과 안뜰과 연결된 벽면에 큰 창을 내어 환경과 시간의 변화를 주방 안으로 끌어들였다. 뿐만 아니라 대략 185㎡의 주방 크기를 25% 더 넓히면서 도살 작업이나 식재료 분류, 와인 보관 등이 가능한 공간도 별도로 조성했다. 시각과 청각, 움직임을 배려한 공간을 통해 요리사들의 감각을 자극하고 그들에게 더 의미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상업 주방에 디자인이 필요한 이유

이 사례를 꺼낸 이유는 뉴욕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인 ‘아토믹스’와 ‘나로’를 디자인하고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의 소규모 레스토랑 디자인을 수상한 ‘스튜디오 라이터스Studio Writers’의 김영래 대표를 만나 국내 상업 공간의 주방 디자인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나온 이야기여서다. 대학에서 호텔조리학을 전공하고 공간 디자이너로 국내외에서 활동한 김영래 대표는 유닛키친이라는 국내 주방업체를 이렇게 설명했다.

“좋은 공간이 되려면 사람처럼 심장이 잘 뛰어야 해요. 주방도 똑같아요. 주방은 레스토랑의 심장이거든요. 주방이 원활하게 활동해야 모든 게 바깥으로 잘 퍼져나가요. 제가 유닛키친과 작업하면서 가장 기분이 좋았던 건 진짜 제대로 된 공간 설계를 해요. 사람이 머무르고 활동하는 공간을 계획하고 고민하는 주방 설계자는 별로 없거든요.”

주방은 보이는 것과 다르게 상당히 넓고 디테일한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레스토랑 전체 면적의 35~40%를 차지하는게 가장 이상적인 주방 면적으로 여긴다. 여기에 다양한 메뉴의 요리가 준비부터 조리까지 이어지고, 여러 사람이 섞이고 움직이며 이뤄진다. 위생과 안전은 필수적이다. 주방을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회사는 많지만 설계하는 이들이 거의 찾기 힘든 이유다. 다양한 요리 분야나 조리법, 복잡한 요리 장비, 요리사의 습성, 글로벌 트렌드 등을 알아야 전문적인 주방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방설계를 위해서는 사이트를 구분하고, 메뉴에 따른 기계 설비, 조리 과정에 따른 환기 시스템, 주방 전체 흐름과 향후 변경까지 어느 정도 예측해야 한다.

만약 우드파이어 레스토랑이라면 화덕과 목재저장고, 별도의 환기 시스템, 타고 남은 재 저장고를 고객과 요리사의 동선 및 높이, 인테리어를 감안해서 디자인해야 한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셰프인 조엘 로부숑이 수십 년 전에 오픈 주방을 디자인한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혹은 새로운 아름다움과 질서를 원하는 이들도 있다. 안전을 위해 화로가 아닌 전기로만 모든 조리가 이뤄지는 주방을 원하는 이나 사용한 조리 도구를 매끄럽게 처리하기 위한 디테일이나 요리사들의 평균 신장, 교차 오염을 없애는 분리 보관, 창의적인 셰프의 예술적인 요리를 위한 기계와 공간적 해법을 찾아주기를 원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테이블 모서리를 인체공학적으로 굴리거나 플레이팅을 위해 조리대 더 가까이 설 수 있도록 기구와 바닥을 ‘ㄷ’자 형태로 넣기도 한다. 하루에 4,000~5,000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레스토랑의 주방은 또 어떨까.


국내 주방 공간 디자인 업체, 유닛키친시스템


이런 주방설계는 대체로 건축 디자이너나 공간 디자이너와 주방설계 및 시공 전문가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공간 디자이너가 기능과 조리 방식에 따라 핫 키친, 콜드 키친, 백 키친 등의 영역을 가이드를 주면 셰프와 주방 디자이너와 함께 호흡을 맞춰 하나씩 세부 조정에 들어간다. 주방 기계의 경우 상당한 크기와 무게로 추후 변경이 힘들어 이 세부 조정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래서 설비나 배수, 전기 등 기반 공사를 할 때 향후 변경 가능성까지 참고해야 한다. 이후 주방 내 동선과 음식이 홀까지 전달되는 동선과 범위를 정하고, 각 스테이션의 기계나 기물 위치, 높이 등을 코디네이션한다. 하지만 국내에 상업용 주방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드물다. 디자인이 아니라 주먹구구식의 설치나 수동적인 배치 수준에 그친다.

스튜디오 라이터스 뿐만 아니라 국내의 여러 유명 셰프를 만나면서 알게 된 곳이 ‘유닛키친시스템UNIT KITCHEN SYSTEM(이하 유닛키친)’이다. 유닛키친의 김희준 대표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포함한 국내 유명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주방이나 재벌 총수의 프라이빗 다이닝 공간, 실용적인 하이엔드 키친을 원하는 이들이 주로 찾는다.

그간의 작업 면면도 화려하다. 정식당, 가온, 온지음, 메르씨엘, 무슈벤자민, 강민철레스토랑, 아툼, 휴153, 디템포레의 주방이 그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ITM 유이화건축사사무소, 스튜디오 라이터스, 조병수건축연구소, 플라츠를 운영하는 팀포지티브제로도 레스토랑을 디자인할 때 그를 가장 먼저 찾는다. 최근에는 오데마피게 플래그십 스토어 AP하우스의 키친 프로젝트나 요즘 가장 핫한 셰프인 강민철이 한남동에 준비하는 부티크 호텔 이상의 프로젝트, 디지털다임 사옥의 여러 라이프스타일 공간의 키친을 맡아 준비하고 있다.

상업 공간의 주방이라면 생소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춘 전문적이고 트렌디한 주방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김희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 디자인프레스 안상호 기자

(designpress2016@naver.com)

자료 제공 및 협조 | 유닛키친시스템

위로 스크롤